함청헌涵淸軒
25. 함청헌涵淸軒

소재지: 진주시 수곡면 사곡리 사곡

   
1) 함청헌 기
   함청헌涵淸軒은 역락재亦樂齋 동쪽 오보五步쯤의 낙수암落水巖 이라는 곳에 임해 있다. 개울물이 낙수하여 석담石潭이 되기에 그 깨끗함은 참으로 당연하다. 이는 헌의 동쪽에 있다. 또 섬돌 앞에 작은 못을 팠는데 장방형에 십 오평 정도이다. 낙수의 상류를 끌어와 섬돌을 선회하여 주입하였으니 그 깨끗함은 석담에 뒤지지 않는다. 이는 헌軒의 남쪽에 있다. 헌軒이 남쪽이라는 이름을 얻은 까닭은 대개 여기에 있다. 역락재에는 찾아와 공부하는 이들이 많아 노소老少가 뒤섞여  자리했는데 부노父老들이 이를 염려하여 달리 집한칸을 지을 뜻이 있었으나 이루지 못했다. 금년 중춘仲春 아우 응현膺賢이 여러 사람과 도모하여 재목材木을 모우고 목수에게 명命하여 이를 완공하니 극히 아름답고 시원한 삼간三間집이 되었다. 이에 대인께서 함청涵淸이라 이름 짓고는 노군盧君 문汶에게 부탁하여 편액을 쓰고 불초不肖 나에게 명命하여 기문記文을 짓게 했다.
   일찌기 들어보건대, 군자君子가 승지勝地에 단지 하나의 유상遊賞)할 자리만을 갖춘다면 산수山水와 연하煙霞를 좋아하는 고질병에 불가하니 대저 어찌 외물外物을 인하여 자기를 반성하는 유익이 있겠는가! 이런 까닭으로<흘러가는 적은 저와 같아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말이 논어論語에 남아있고,<물을 볼 때는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소용돌이를 봐야한다.>는 말이 맹자孟子에 나타나 있으니 성현聖賢은 물에서 무었을 취했는가? 단지 여기에 거처함이 시원한 줄만 알고 자신을 반성反省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할 줄 모른다면 헌軒은 사람에게 있어 도리어 뜻을 잃게 하는 물건이 될 뿐이니 어찌 옳겠는가! 대저 성인聖人은 청명淸明함이 일신一身에 갖추어져 마치 강한江漢에서 세탁하고 추양秋陽)에 말린 곳 같음으로 외물外物의 깨끗함을 빌지 않아도 자신을 비춰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인中人이하는 외물로써 자기의 단점을 보안하지 않을 수 없기에 헌軒을 반드시 청류淸流곁에 짓고 편액을 함청涵淸이라 취한 까닭을 알겠다. 손을 씻고 얼굴을 닦아 때를 없애면 내 몸의 깨끗함이 곧 물의 깨끗함이요, 마을을 씻고 생각을 가다듬어 사악邪惡을 제거하면 내 마음의 회포 역시 헌軒의 포용과 같다. 일을 당하거나 외물外物을 접할 때 한 털끝의 인욕人慾이라도 천리天理에 루累를 끼치지 않는다면 일상생활 또한 내게 있는 청명淸明이 아님이 없으니 대저 어찌 헌은 헌軒이요, 사람은 사람이다 하여 서로 도우는 유익이 없겠는가! 산림의 아름다움은 송정선생松亭先生의 기문記文에 모두 적혀 있음으로 다시 군더더기를 붙일 필요가 없다. 단지 함청涵淸의 뜻만을 취하여 기記한다
涵淸軒記
軒在亦樂齋東五步許臨所謂落水巖者水落匯而爲石潭其淸固其所也是在軒之東又於階前鑿引小塘方而長可半畝許引落水上流循階而注之其淸不與石潭讓是在軒之南軒之得其名其在是夫亦樂齋多來學者老少童幼不容雜處父老病之有別構日椽之志而未就是歲仲春卯君膺賢謨於衆鳩材命工掌而成之極精麗軒敞而爲三間架於是大人以涵淸命之屬盧君汶書之命不肖記之竊甞聞之君子之於區勝地只作一場遊賞之資則不過爲泉石膏盲煙霞痼疾之歸矣夫何有因物反己之益哉是以逝者如斯不舍晝夜垂之魯論觀水有術必觀其瀾著於鄒書聖賢奚取於水哉是如居是之爲涵淸而不知所以反躬涵養
以淸其心則軒之於人反爲喪志之一物矣惡乎可也夫聖人淸明在躬有如濯江漢曝秋陽則固不得外物之淸以自鑑焉而乃苦中人以下不能無弦韋之自繩則軒之作必傍淸流而軒之扁必取涵淸者其可知矣盥手沃面以去垢膩則吾身之淸即水之淸也洗心滌慮用途斯僞則吾心之涵亦軒之涵也以至於遇事接物不以一毫人欲累天里則日用之間無非是在躬之淸明夫何必軒自軒人自人而無相助之益哉若夫溪山之勝則松亭先記文盡之矣復何贅焉玆仍祗涵淸之義以記
                                                           不肖男景賢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