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옥정漱玉亭
수옥정漱玉亭

소재지:  함양 도천리
 
병곡면 도천리 도천마을 동쪽 구릉 너머 월암천 변에 있다. 중추원 의관을 지낸 하석기 선생이 벼슬을 그만두고 내려와 지은 정자로, 측면 2칸, 정면 2칸의 팔작집이다. 환우헌 이라고도 한다.
 
수옥정기漱玉亭記
함양의 병곡은 산이 밝고 물이 맑아 숲과 나무가 성盛하며 천석泉石이 정숙하고 고요 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전과 다름없이 갓을 벗어 걸고자 하는 생각이 있는 듯 그 마을 안에 전날의 의관議官하군河君석기錫箕가 살았으니 그대가 이르기를 움집은 기거 하는데 흡족 하고 비파와 글은 일생을 흡족 하게 즐겨서 본래 성품이 사랑 하면서 사정을 잘 살펴 은혜를 베푸는데 즐거워하면서 빈궁貧窮한 사람을 보면 반드시 전곡錢穀을 나눠 주는데 아낌이 없이 성하게 한 고을에서 삼달三達의 높임을 받았었다. 서사筮仕함에 침랑寢郞으로부터 추직樞職이라는 벼슬에 이르더니 세상이 마음과 어겨짐을 보고는 드디어 용퇴勇退하여 은거隱居하면서 스스로 호號를 송와처사松窩處士라 하고 젊어 보이는 얼굴에 흰머리로 수풀 사이를 거닐면서 한 정자를 위천수의 위쪽에 지어 그 이름을 수옥정漱玉亭이라 하고 그 조카인 재경在勍으로 하여금 나에게 기문을 부탁 하므로 나는 그 부탁을 저 버리지 못하고 답하여 말하되 그대가 사는 곳은 산이 수려 하고 물이 맑아 바윗돌이 즐비하여 소나무와 괴석의 푸르름이 빽빽 하여서 한번 눈을 돌리면 가히 정자를 이름 한 뜻을 다 나타냈으니 이를 택하지 아니하고 반드시 옥으로 이름 한 것은 그 안으로는 다스한 맑은 옥의 침된 성품을 취 하였습니다. 그대 모름이 맑음을 쌓고 굳게 조출한 성품으로 일에 임 하 기를 맑고 깨끗함으로 하고 담소하는 풍채가 모두 이러한 둥근 봄바람같이 사람으로 하여금 우러름이 스스로 마음과 얼굴에 즐거워함이니 이 정자의 이름은 이로 말미암은 것이니 그대의 마음 스스로 취한 것이로다.
나 조만早晩에 위수의 동쪽을 지날 것이니 수옥정 주인이 기꺼이 봄술春酒로 술을 권하면서 그 온화하고 티 없는 이야기를 얻어 들을 지니라.

기사己巳 : 1929년년 이른 봄에 전 숭록대부崇祿大夫예조판서원임禮曹判書原任규장각제학奎章閣提學 안동인安東人김종한金宗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