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마을
소재지: 함양군 병곡면 도천리 우동
함양읍에서 2km 위천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산 좋고 물 맑은 곳이 있다. 소백산맥이 남으로 치달아 육십령을 거쳐 백운산에서 마음껏 솟았다가 여유롭게 다시 달려 괘관산을 이루고 괘관산에서 벋어 내린 산자락이 살며시 병풍처럼 펼쳐 멎은 곳, 좌우에서는 위엄이 있는 필봉산과 매봉산의 호위를 받고 있는 탁 트인 공간에 취락을 이루고 있으니 반촌의 입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조선 중종 때에 목민관으로서 선치(善治)로 명성이 높았던 목사공 하우치(河禹治)의 차남인 양암(陽菴)공 하활(河活 1508-1580) 진주 단목에서 옮게 와서 이거한 뒤 근 450여 년 동안 학자 효열 잠영(簪纓)이 속출한 진양하씨 집성촌이다.
이 마을 형국이 소의 목과 흡사하다고 하여 우루목(牛項)이라고 하였으나 뒤에는 우동(愚洞)으로 바꾸어 표기하다가 일제 강정기에 도천 마을로 이름이 바뀌었다. 마을입구에 하맹보, 하원용, 하필명의 정려 삼위가 서있고 마을 안에는 영조의 명으로 창건한 진산부원군 문충공 하륜(河崙)의 부조묘가 있다.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국비로 중수하였다. 문충공의 충절만큼이나 고색창연한 사당을 후손들이 온갖 정성을 바쳐왔기에 숱한 부칩(浮沈)을 거듭하면서도 사족으로서 명예를 높이고 긍지를 공고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매년 음 11월에 향례를 올리면서 공의 충절을 기린다.
문충공 사당에서 조금만 옮기면 매봉산 자락에 크고 웅장한 경양재(景陽齋)가 우뚝 서 있다. 이 재실은 입향조인 양암(陽菴)공과 세분의 아드님 맹보(孟寶) 중보(仲寶) 계보(季寶)를 경모하려고 후손들이 뜻을 모아 세운 재실이다. 위천 강변에 울창하게 서있는 숲은 양암공(陽菴公)이 우루목에 복거 하면서 조성하여 후손에게 대물림되고 있다. 강변을 따라 오르면 원계정(遠溪亭) 하한정(夏寒亭) 수옥정(潄玉亭)이 있다.
선조들이 자연을 즐기며 찰리(察理)하고 심성을 함양하며 때론 소객과 더불어 풍류를 즐기던 귀중한 유산으로서 우루목 하씨의 학풍이 돈독함을 대변해준다. 예전에는 하씨가 200여 호 거주하였으나 지금은 50여 호의 종원 들이 돈후한 풍속을 지켜가고 있다